시간은 섬을 잠식했다. 한때 탄광의 굉음과 징용된 이들의 거친 숨소리가 뒤섞였던 다카시마는 이제 고요하다.
1939년에서 1945년까지, 이곳에는 최소 4,000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되었다. 그들은 좁고 뜨거운 갱도에서 유독가스와 폭발 위험을 견디며 하루 12시간 넘는 중노동에 시달렸고, 영양실조와 사고로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지금 다카시마에는 산업화의 성과만이 기념되고 있다. 강제노동의 흔적은 철저히 지워졌다. 조선인들의 유골이 묻힌 공양탑은 잡초 속에 방치된 채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고, 낫으로 풀을 헤쳐 길을 만들고서야 그곳에 닿을 수 있었다.
현재의 풍경 속에서 다카시마가 품은 기억을 바라본다.
이 작업은 침묵 속에 묻힌 이들의 흔적을 다시 바라보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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