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경기 양주시 고령산 기슭에 어떤 이들의 ‘낙원(樂園)’이 있다. 하늘궁은 그곳에 자리한 신흥 종교 공동체로, ‘신인(神人)’을 자처하는 허경영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이곳에서는 초자연적 믿음과 정치적 이상, 그리고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이 교차한다. 신도들은 서로를 ‘천사’라 부르며 위계와 유대를 형성하고, 이상세계인 ‘백궁(白宮)’에서 왔다는 소원석 앞에 무릎을 꿇는다. 백궁행을 보장하는 명패, 썩지 않는 우유 ‘불로유’, 지하 3.3km에서 솟았다는 ‘광천 불로수’는 영생과 구원을 향한 갈망을 물질의 형상으로 구체화한다. 그들은 주말마다 전국 각지에서 이곳으로 모인다. 백궁의 존재를 믿고, 허경영의 강의를 듣고, 하늘궁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믿음을 실천한다. 믿음의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그 바탕에는 공통된 감정이 있다. 욕망, 불안, 결핍, 그리고 희망. 하늘궁은 그 감정들이 쌓여 만들어낸 구조다. 이곳에서 믿음은 단지 종교적 행위만은 아니다. 정치적 희망이자 물질적 욕망의 해소이며, 삶을 견디기 위한 서사이기도 하다. 낙원(樂園)은 그 구조 안에서 작동하는 풍경과 감정을 기록한 작업이다. 나는 이 공동체를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믿음이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움직이고, 욕망이 어떤 형태로 삶에 들어오는지를 관찰할 뿐이다.